Currently Browsing: 안방 초대 문인

[산문] 마음 어귀에 광장 하나 | 이응준 |

이인성의 해골 같은 파사드를 생각한다 ㅡ함성호,「밀봉 열차」중에서 어쩌다가 문득, 이런 식의, 그에 대한 상상에 사로잡히게 되었는지, 알 수가 없다. 나는 뜬 눈으로, 이런 풍경을 그린다. 텅 빈 광장 한복판의, 물이 뿜어져나오지 않는 분수대의 낮은 턱에, 그가 고요히 걸터앉아 있다. 그는 방금 눅눅했던 어느 거리를 지나쳐왔다. 그는 누군가에게로 때늦은...

[시] 몽 셍 미셸 가는 길 | 유하 |

멀리 놔두고 싶어, 그럴 수만 있다면 언제나. 왜 멀리? 멀어서 아름다운 것들이 있지. — 이인성 소설집, <<강 어귀에 섬 하나>> 노르망디 해변, 금빛으로 익은 드넓은 초원 위로 양떼들은 구름과 더불어 놀고 젖은 바람의 외길을 따라 걷다 보면 저 멀리 뭍이 끝나는 곳 자그만 바위섬 위에 세워진 수도원이 보여요 밀물이...

[산문] 앤트워프 생각 | 고종석 |

파리의 북역에서 암스테르담행(行) 고속 열차를 타면 첫번째 정류장이 브뤼셀이고, 두번째 정류장이 앤트워프다. 정확히 말하면 그 두번째 정류장은 앤트워프 바로 남쪽에 붙어있는 베르헴이다. 일반 열차는 앤트워프 중앙역에 서지만, 고속 열차는 베르헴에만 선 뒤 네덜란드로 떠나가 버린다. 파리에서 앤트워프-베르헴까지 걸리는 시간은 얼추 세 시간....

[시] 한없이 낮은 숨결- 이인성 소설의 제목을 빌어서 | 김혜순 |

동이 트면, 내 몸에서 먼동이 터 오면 마당을 깨끗하게 잘 닦은 다음 거기다 메아리가 편지를 쓰게 하고 싶었다 소름을 스칠 듯 말 듯한 가는 입술로 산들바람에도 흩어지고 말 목소리로 이 몸 속에서 나와 저 몸 속을 헤매는 동안 더 작아져 버린 내 숨결보다 더 여린 붓으로 메아리가 하루종일 편지를 쓰게 하고 싶었다 산으로 동그랗게 둘러싸인 수몰 마을에...

[산문] 이인성 형과의 선사시대 | 정과리 |

평론가랍시고 문단의 말석을 차고앉아 될 글 안 될 글 쓰며 살아온 지가 벌써 스물 한 해가 된다. 등단하던 해 누군가, 다른 문맥에서이긴 하지만, 나를 두고 “억세게 운이 좋은 사내”라는 평을 해준 적이 있다. 처음에는 당혹스러웠지만 세월이 지날수록 나는 그 말이야말로 나를 가장 적절하게 평하는 말 중의 하나라는 생각을 하게...

문학적 동반자들을 초대하며– 다르게, 그러나 함께 | 이인성 |

제가 꿈꾸는 ‘문학적 동반’의 미학은 “다르게, 그러나 함께”라는 명제로 요약됩니다. 문학은 본질적으로 ‘다름’을 지향합니다. 자기만이 말할 수 있는 그 무엇인가가 없는 작품을 문학은 결코 원치 않습니다. 그래서 문학은 자기만의 깊은 곳을 자기만의 눈으로 응시하려는 외롭고 집요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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