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rrently Browsing: 안방 초대 문인

[9월의 칼럼] 미국 트럭과 사막 버스 | 송승언 |

   밤 운전 중이다. 블러드 오렌지의 <프리 타운 사운드>(2016) 앨범을 듣고 있는데 제법 밤 운전에 어울리는 것 같다. 드라이브 기분은 나지만 목적 없는 드라이브는 아니다. 업무차 트레일러트럭을 몰고 있는 중이다. 글쎄, 내겐 특수면허는커녕 2종 보통면허도 없지만 면허가 없어도 컴퓨터만 있으면 켄워스...

[8월의 칼럼] 나는 닭의 내장 |양선형|

   최근 우연한 기회로 일본 여행을 두 차례 했다. 한 번은 간사이였고 한 번은 나리타였다. 교토와 도쿄였다. 교토에서는 엔조 도의 『어릿광대의 나비』를 읽었으며 도쿄로 떠날 땐 새로 번역된 릴케의 『두이노 비가』를 챙겼지만 전부 읽고 오지는 못했다. 도쿄의 우에노 공원이 특히 좋았다. 우에노 공원의 울창한 습지에는 잉어들이...

[7월의 칼럼] 엑스트라오디너리 인터섹션 | 정지돈|

   유리 올레샤는 러시아의 작가로 1899년 태어나서 1960년에 죽었다. 열린책들에서 출판한 『마호가니』라는 소설집에는 보리스 필냐크의 「마호가니」와 유리 올레샤의 「질투」가 나란히 실려 있는데 나는 필냐크를 보려고 책을 빌렸다가 올레샤를 발견했다. 이후 홍상희의 번역으로 「사랑」이라는 단편을 읽었고 김성일 교수가 쓴...

[6월의 칼럼] 내게 남겨진 최후의 책 | 조현 |

   프랑스의 모리스 블랑쇼는 “보르헤스에게 있어서는 우주가 곧 책이고 책이 곧 우주”라며 “만일 세계가 한 권의 책이라면 모든 책은 세계이다”라고 고백한 적이 있다. 인간의 지성이 자아낸 이 신비로운 발명품─책이라는 현상─을 나 역시 좋아한다.    우연인지 숙명인지 지성을 지닌 인간으로 태어나...

[5월의 칼럼] 가능세계 | 백은선 |

    나는 너무 슬프다. 너무 슬퍼서 뭘 말할 수 있을 것 같지가 않다. 밤늦은 시각 겨우 글을 쓰려고 책상에 앉으면 윗집에서 여자는 울고 남자는 소리를 지른다. 물건이 부수어지는 소리도 난다. 나는 너무 무서워져서 멍하니 백지만 보고 있는다. 나는 슬프고 무섭고 막막해진다. 나는 내가 뭘 말해야할지 전혀 모르겠는 상태에서...

[봄맞이 신작시] 몽유 | 이민하 |

   어둠 속에서 그녀가 나를 깨웠다. 다리를 다친 노랑이가 사라졌다며 전화기 속에서 떨고 있었다. 라라는 꼭 돌아올 거라고 그녀에게 말해 주었다. 부러진 다리를 끌고서라도 가장 따뜻했던 자리로 돌아온다고. 아무도 없는 겨울 새벽길을 나가 보았다. 그녀 집 앞에 들러 보니 녀석이 정말 와 있다. 뒤척거리고 있을 그녀에게 소식을...

[봄맞이 신작시] 명백한 나무 | 박성준 |

명백한 나무는 명백하게 서 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보이지 않은 부분만큼 노래를 부르는 자리에서 노래를 부르다가 만 유독 명백한 나무는 혹독하게 명백하다 돌을 태우면서 돌을 모르려고 했던 불꽃과 공기가 빛나면서 숨을 놓치고 싶던 햇살과 적막한 구름의 힘줄 유일하게 실패해 본 적이 없는 나무의 곁에서 실패로 태어난 나무의 유일했던 그늘 곁에서 움직임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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