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rrently Browsing: 안방 초대 문인

[4월의 말] 불연속성의 선물, 소설 | 박혜상 |

   영화 를 보았다. 테드 창의 중편소설 『네 인생의 이야기』가 원작인 이 영화는 지구 곳곳에 출몰한 외계인과의 소통 과정이 여성 언어학자 루이즈 뱅크의 나레이션으로 전개된다. 영화와 소설이 어떻게 다를까 궁금해 소설을 읽었는데, 생각보다 크게 다르지 않았고, 두 가지 모두 영화와 소설의 각 형식이 지니는 특징이 잘 드러나...

[3월의 말] 여성과 문학 | 이경진 |

   지난 겨울방학에 이라는 교양수업을 처음 맡게 됐다. 사실 불과 몇 해 전까지였다면 이 수업명에 너무도 자연스럽게 들어가 있는 저 접속어 ‘과’를 관성적으로 받아들였을 것이다. 그런데 소위 ‘넷페미’라 불리는 이십대 여성들이 주축이 되어 일으킨 온라인 페미니즘의 성공(많은 새로운 지지자들을 끌어 모으고, 다양한 사회 영역에...

[2월의 말] 2인용 즉흥낭독을 위한 언어악보 |김효나 |

<아니의 오후>_ 1장 (inspired by Taku Unami) 표기 (( ))는 ‘꼭 표기내용을 따를 필요는 없음’을 의미한다. “ ”는 ‘두 목소리가 동시에 읽음’을 의미한다. / /는 ‘네 글자씩 끊어 읽음’을 의미한다. ^^ 은 ‘즉흥적으로 떠오르는 단어를 발화하거나 무의미한 소리를 냄’을 의미한다. 취소선 은 ‘읽지 않음’을...

[1월의 말] 빵을 씹으면 귀신이 보이는 풍경 | 최하연 |

   자정이 넘으면 귀신을 찾는다. 부르는 쪽은 내가 아니라 귀신이다. 딱딱한 바게트를 씹으며 부엌 쪽창을 열어 귀신을 찾는다. 만날 수 없으니 찾는다. 찾을 수 없으니 부른다. 부를 수 없으니 씹는다.     부엌 쪽창을 열면 팔작지붕을 올린 한옥 한 채가 고스란히 내려다보인다. 잘 자란...

[12월의 칼럼] 냉각 | 오한기 |

   그동안 내게 변화가 있었다. 지난 10월 결혼을 하면서 성남에서 중곡동으로 이사를 한 것이다. 군자역. 중곡역. 능동. 용마사거리. 이런 낯선 지명들. 나는 산책을 좋아하는데 중곡동을 잘 모르기 때문에 산책을 하지 않았다. 나는 겁이 많아서 낯선 거리 걷는 것을 싫어한다. 이탈리아에 신혼여행을 갔을 때는 낯선 거리를 잘도...

[11월의 칼럼] 비합리라는 사악함 | 백지은 |

   대통령의 “순수한 마음” 때문에 “민주주의 국가가 샤머니즘 국가로 전락한 대한민국”을 통탄하던 중, 문득 얼마 전 겪은 어떤 심정이 여기에 겹쳐지는 느낌에 휩싸인다. 누군가는 나라가 ‘내부자들+곡성’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던데, 내게도 영화 의 한 요지와 관련된...

[10월의 칼럼] 가장 잔혹한 말 | 천희란 |

   노출이 많은 옷을 입거나 밤늦게 다니는 여성이 성범죄의 대상이 될 위험이 높다는 인식은 그 자체로 여성혐오이다. 여성의 행실은 가해자의 범죄를 정당화하지 않으며, 여성에게는 일말의 책임도 없다. 너무 뻔해 보이는가. 그런데 정작 피해를 당하게 되면 이 뻔한 논리로 자기 자신을 설득하기가 지독히도 어렵다는 사실을 대부분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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