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rrently Browsing: 안방 초대 문인

[12월의 칼럼] 혹시 스포츠를 싫어하면 안 되나요 |정은숙|

1. ‘어떤 사람’이 보기에 우리나라는 스포츠 공화국이다. 실제 지난번 월드컵이 막 끝난 뒤에는 축구협회장이 가장 강력한 대통령 후보로 부각되기도 했었다. 우리나라가 스포츠 공화국이라는 예는 들기에 지겨울 정도다. 어느 골프 선수가 타국에서 대회에 우승했을 때의 일이다. 공을 쳐내기 위해 신발을 벗고 호수에 들어간 것을 두고 ‘외환 위기’ 이후 실의에...

[11월의 칼럼] 교양의 죽음에 관한 결정적 장면들 |김경욱|

오늘날 교양의 죽음, 혹은 그 징후를 발견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첫사랑의 판타지를 슬쩍 뒤집기만 해도 교양의 죽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와이 순지 감독의 영화 <러브레터>를 보자. 중학교 한 반에 두 명의 ‘이츠키’가 있다. 한 명은 무뚝뚝하고 엉뚱한 남학생, 다른 한 명은 새침데기 여학생. 같은 반 아이들이 가만 놔둘 리...

[10월의 칼럼] 상대적인 세상에서 |박성원|

1. 내가 사는 동네엔 잘 생긴 느티나무가 한 그루 있다. 높이와 허리둘레를 봐서는 족히 수백 년은 살았을 것이다. 그 나무는 언제보아도 정지해 있는 듯이 보인다. 정지해 있는 듯이 보인다? 정지한 것처럼 보이는 것이 아니라 사실 정지해 있는 것이 맞다. 그런데 갈릴레이의 고전상대론에 따르면 정지한 것이 아니라 엄청난 속도로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산문] 하찮은 순정만화 |이신조|

얼마 전 우연히 아름답고 지적인(사실 이 조건은 무척이나 중요하다) 몇몇 여성들과 함께 ‘순정만화’에 대해서 얘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매니아까지는 아니었다 해도 나를 포함해 모두들 한때 순정만화를 열심히 탐독했던 ‘소싯적’의 기억을 가지고 있었다. 대화의 내용은 유쾌하면서도 사뭇 진지했다. 애독했던 순정만화의 한 페이지를 떠올리는 우리들은 흡사 옛...

[시] 당신에 관하여 |오은|

당신은 지금 외롭다 당신은 헐벗고 굶주렸고 춥고 아프다 머리가 지끈거리다가 무릎이 쑤시다가 발목이 결리다가 이가 시리다 당신은 지난 일 년 새 식구들을 죄다 잃었고 보험사기단에 걸려 단단히 쓴맛도 보았다 다니던 고등학교에선 절도 혐의로 쫓겨났다 뭇매를 맞고 교문 밖으로 내쳐질 때 말리던 선생님도 없었다 천사인 줄만 알았던 양호선생님은 침까지 퉤...

[9월의 칼럼] 관념의 빈틈에서 터져나오는 구토 |손정수|

얼마 전 중국을 다녀왔다. 연변대학에서 개최한 국제학술회의 참석이 애초의 목적이었는데, 마침 연변대학에 가 있던 소설가 K를 만나 함께 장춘, 하얼삔 등지를 여행할 기회를 가졌다. 회의 일정 동안은 그런 대로 편안했다. 주최 측에서 마련해준 호텔에서 묵었고 식당에서는 거의 한국식에 가까운 식사를 제공받았다. 저녁에는 K와 함께 네온이 켜져 있는...

[7월의 칼럼] 내 사랑, 그리운 도모코 |최성실|

얼마 전 한·중·일 <<국제학술대회>>가 열렸었다. 동아시아 대중문화 전반에 대한 비교 고찰을 주제로 각 국의 대표가 발표를 하고, 이에 대한 토론이 덧붙여지는 형식으로 마련되었다. 대중문화에 대해서 아무것도 아는 것이 없는 나 같은 사람이 이 자리에 한국 측 대표로 참석하게 된 것은 참으로 불행한 일이라 하지 않을 수 없었다....
페이지 30 의 52« 처음...1020...2829303132...4050...마지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