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rrently Browsing: 안방 초대 문인

[산문] 하찮은 순정만화 |이신조|

얼마 전 우연히 아름답고 지적인(사실 이 조건은 무척이나 중요하다) 몇몇 여성들과 함께 ‘순정만화’에 대해서 얘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매니아까지는 아니었다 해도 나를 포함해 모두들 한때 순정만화를 열심히 탐독했던 ‘소싯적’의 기억을 가지고 있었다. 대화의 내용은 유쾌하면서도 사뭇 진지했다. 애독했던 순정만화의 한 페이지를 떠올리는 우리들은 흡사 옛...

[시] 당신에 관하여 |오은|

당신은 지금 외롭다 당신은 헐벗고 굶주렸고 춥고 아프다 머리가 지끈거리다가 무릎이 쑤시다가 발목이 결리다가 이가 시리다 당신은 지난 일 년 새 식구들을 죄다 잃었고 보험사기단에 걸려 단단히 쓴맛도 보았다 다니던 고등학교에선 절도 혐의로 쫓겨났다 뭇매를 맞고 교문 밖으로 내쳐질 때 말리던 선생님도 없었다 천사인 줄만 알았던 양호선생님은 침까지 퉤...

[9월의 칼럼] 관념의 빈틈에서 터져나오는 구토 |손정수|

얼마 전 중국을 다녀왔다. 연변대학에서 개최한 국제학술회의 참석이 애초의 목적이었는데, 마침 연변대학에 가 있던 소설가 K를 만나 함께 장춘, 하얼삔 등지를 여행할 기회를 가졌다. 회의 일정 동안은 그런 대로 편안했다. 주최 측에서 마련해준 호텔에서 묵었고 식당에서는 거의 한국식에 가까운 식사를 제공받았다. 저녁에는 K와 함께 네온이 켜져 있는...

[7월의 칼럼] 내 사랑, 그리운 도모코 |최성실|

얼마 전 한·중·일 <<국제학술대회>>가 열렸었다. 동아시아 대중문화 전반에 대한 비교 고찰을 주제로 각 국의 대표가 발표를 하고, 이에 대한 토론이 덧붙여지는 형식으로 마련되었다. 대중문화에 대해서 아무것도 아는 것이 없는 나 같은 사람이 이 자리에 한국 측 대표로 참석하게 된 것은 참으로 불행한 일이라 하지 않을 수 없었다....

[6월의 칼럼] 약속은 없다 |윤병무|

작년 봄, 결국 미국의 이라크 침략이 시작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한동안 ‘열독률 1위’를 자처하며 광고를 쏟아냈던 국내의 한 일간지 1면에 AP통신으로부터 공급받은 흑백 사진 같은 컬러 사진 한 장이 체면치레하듯 실린 적이 있다. 아침 밥상에서 신문을 잡아든 나는, 그날 아침 지구상의 수많은 사람들이 그랬을 것이듯, 혀 밑의...

[5월의 칼럼] 지하철의 바흐 혹은 2004년의 1928년 |김예림|

해외에서 살아본 적도 없고 바다 건너 여행을 많이 해보지도 못한 터라 어느 나라 문화는 어떻다는 식의 이야기를 하는 게 나로서는 좀 멋쩍은 일이긴 하다. 10여 년 전에 유럽으로 배낭여행을 떠났었고 그 다음에는 신혼여행 티낸다고 발리에 한 번 가본 적이 있다. 그리고 최근 2년 동안 어찌어찌 기회가 닿아서 동경에 두 번 갔다 온 게 내 여행 경험의...

[4월의 칼럼] 아무 것도 아닌 것 |성기완|

무용지물(無用之物). 쓸데가 없는 물건이란 뜻. 예를 들어 개똥같은 것이 대표적이다. 개똥은 쓸데가 없을뿐더러 더럽기까지 하다. 그래서 사람들은 개똥을 싫어한다. 어쩌면 미워한다고 볼 수도 있다. 개똥 같은 것은 정말 미워해도 좋을 대상이다. 누가 개똥을 미워하지 않겠는가. 나 역시 개똥을 미워한다. 지난 번에는 언덕길에서 자전거를 타고 올라가다가 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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