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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의 말] 절반정도 동물인 것, 절반정도 사물인 것 | 유계영 |

1.   나에겐 이상한 경험에 대한 몇 가지 기억이 있다. 그중 가장 가까운 것 하나를 쓸 것이다. 책에서 읽은 것이 아니고 꿈을 꾼 것도 아니며 벌어진 일에 상상을 보탠 것도 아닐뿐더러 불리할 때 함구증이 찾아올지언정 습관적 거짓말쟁이는 아니라는 것을 먼저 밝혀두고 싶다. 유감이지만 증명할 길은 없다. 그러나 이야기를 믿는다고 손해...

[2월의 말] 나와 나무와 그와 글 | 김봉곤 |

1.    하루라도 뭘 사지 않으면 안 될 것 같단 생각에 사로잡혀 있다. 사로잡혀 있을 뿐 아니라 매일 무언가를 사고 있다. 어느 날은 가방이고 또 하루는 그것보다 조금 작은 가방이고 또다른 날은 색깔이 다른 가방, 때로는 영양제, 향수, 가죽 클리너, 그것을 산 김에 구두, 그러다 내가 속물이 된 것 같단 생각에 황급히 마음의...

[1월의 말] 내년에는 메터포이세트에서! | 복도훈 |

  1. 희미한 유산   만일 미래에 사는 어떤 이가 당신에게 오래된 무선통신기구로 접속해온다면 어떡할까. 물론 그럴 일은 없다. 우리는 매일매일, 돌이킬 수 없는 나날을 살아가는 존재다. 시간은 필연적으로 끝을 향해 간다. 아름답거나 쓰라린 추억조차도 시간을 결코 되돌릴 수 없다는 불가역성 때문에 생겨난다. 우리는 단 한 번 산다....

[12월의 말] 외적 일기 | 한정현 |

  최근의 나는 길을 가다 자주 아는 사람들에 의해 팔이나 옷자락, 어깨를 잡아 채이곤 했다. 그것은 내 친구들이 남달리 무례하거나 순발력이 뛰어난 자들이라서 보다는 내가 어딘가 종종걸음 치다가 그들을 그냥 지나치는 경우가 많아서였다. 그렇게 팔이나 옷자락 어깨를 잡혀 뒤돌아보게 되면 가던 속도는 늦춰지지만 대부분의 경우에는 기분이 썩...

[11월의 말] 문학-독자-공동체 | 김주선 |

  한국 문학과 독자의 관계는 멀어지고 있다. 특히 평론은 독자층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 것 같다. 독자와 문학의 거리를 좁혀야 한다. 그렇다면 무엇을 해야 하는가.  *   위 문장들은 어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전형적인 과정을 보여준다. 어떤 사태가 발생하면, 사람들은 원인을 분석하기 위해, 대안을 내놓기 위해,...

[10월의 말] 술과 글 | 이윤옥 |

—이청준 선생 10주기에   10년이 흘렀다. 10년은 곁에 없는 누군가에 대한 기억들이 제 자리를 잡기에 적당한 시간인 것 같다. 흩어질 기억은 사라지고, 남을 기억은 분명한 얼굴을 얻고. 무엇이 기억들을 분류하는지 잘 모르겠지만, 10년 전 세상을 떠난 소설가 이청준 선생을 떠올리면 날이 갈수록 채도와 명도가 높아지는 몇몇 그림들이...

[9월의 말] 시인 축구선수 모집 공고 | 김중식 |

  1994년 7월 8일 어느 출판사에서 자장면을 먹고 있는데 김일성 주석 사망 소식이 전해졌다. 그날 축구를 하다 갈비뼈 두 대가 부러졌다. 공식 병명은 기흉(氣胸). 흔한 말로 허파에 바람이 들었다. 갈비뼈가 함몰하면서 폐를 찌른 것이었다. 에어컨 없는 시립서부병원에서 100년만의 무더위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체위를 바꾸지 못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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