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rrently Browsing: 안방 초대 문인

[6월의 말] 묘설(猫說) | 장이지 |

   인터넷서점에서 책을 한 권 주문했습니다. ‘현실’에 대해 알 필요가 있어서입니다. 그 책을 쓴 노인은 ‘현실’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그러려면 우선 ‘반현실’을 알아야 합니다. ‘현실’은 ‘반현실’과의 대비를 통해 그 의미를 찾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노인은 ‘반현실’의 준거점으로 ‘이상(理想)’과 ‘꿈’과...

[5월의 말] 따옴표라는 귀신 | 구병모 |

   작가들은 문장의 종결어미에 찍는 마침표 한 개에까지 의미를 부여하면서 쓰는 게 보통인데 의미란 미학적 신념이나 고유한 의식 내지는 개성, 때론 자존심으로 달리 부를 수 있다. 그것을 지키기 위해서 화자의 심리와 서사의 연결 및 서정의 변화에 따라 마침표의 자리를 말줄임표나 느낌표나 물음표로 대체하기도 하고 심지어 문장이...

[4월의 말] 튀니지 색채 | 김태용 |

   파울 클레는 1914년 튀니지 여행 중 색채에 눈을 떠 새로운 창조의 세계로 들어갔다. 아무도 없는 강의실 칠판에 쓴다. 썼다고 생각했는데 다시 보면 아무 것도 읽을 수 없다. 당연한 사실이, 모든 사실을 의심할 수 있는 시간이 나를 여기에 붙잡아 두고 있다. 책상을 뒤집는다. 뒤집힌 책상 위에 의자를 뒤집어 올린다....

[3월의 말] 멀리 | 배수아 |

   얼마전 카페에서 한 평론가가 말했다. “이 인터뷰를 위해서 오늘 아침 당신의 책을 읽었는데, 아마도 가장 자주 등장한 어휘가 “멀리”인 것 같다는 느낌이었습니다.”    나는 그럴 리가 없다고 대답했다.    “왜 그렇게 생각하나요?” 하고 그가 물었다....

[2월의 말] 나는 못난이 | 김대산 |

―분리의 문제를 중심으로    숨이 안 쉬어지면 재빨리 내릴 마음의 준비를 한 뒤, 버스를 탔다. 어디선가 들어본 노래가 라디오에서 나온다.    해도 잠든 밤하늘에 작은 별들이    소곤대는 너와 나를 흉보는가봐    이게 누구 노래지?...

[1월의 말] 행간의 천사 | 신동옥 |

    우리는 새집을 얻었다. 마음이 너무 많아서, 벽은 늘 막다른 곳으로 바람을 들이는가보다. 어둑어둑한 불빛 사각거리는 처마 아래로, 마음은 노랗게 물이 들어서 한 방울 습기에도 쉽게 들떠 일어난다. *    우화(寓話) 속에서 한 채의 이야기 집이 지어지면, 주인공보다 먼저 손님이 등장한다....

[12월의 말] 돌과 철학관과 디데이의 의미 | 민병훈 |

1.     올해 여행을 자주 다녔다. 기회가 생길 때마다 짐을 꾸렸고 습관처럼 공항과 터미널에 갔다. 낯선 곳에 가면 어떤 기분 좋은 활력이 생기지 않을까하는 기대가 있었다. 어림없었다. 잠에서 깰 때마다 돌아갈 날짜를 확인했으며 새벽마다 막연했다. 나는 뭔가에 지친 상태로 국내외 도시들을 옮겨 다녔다. 그때의 기억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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