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시간 속으로』 속의 『Jesus Christ Superstar』

청계천과 이태원의 뒷골목을 헤매며 ‘백판'(해적판)을 사 모으던 70년대의 대학 시절, 2학년 때였던가, 어느 날 두장 짜리 록 오페라 앨범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 스타>>를 구해 듣던 순간의 그 강렬한 충격을 지울 수 없다. 어느 정도였냐 하면, 보다 완벽한 음질로 듣고 싶어 나로서는 버겁던 거금을 출혈하여 끝내 ‘원판’을 사고야 말았던 것이다.
앤드류 로이드 웨버를 대번에 대가의 반열에 올려 놓은 이 음반은 성서의 ‘록 음악적’ 재해석에 기초해 있다. 그 해석의 근본은 신의 아들이 아니라 인간으로서의 예수와 고뇌하는 지식인으로서의 유다의 모습을 통해 나타난다. 그리고 그것은 알몸을 내던지는듯한 이언 길란(예수)과 머레이 헤드(유다)의 폭발적 가창력을 통해 전달된다.
그 중 겟세마네 언덕에서의 예수의 노래는 이 록 오페라의 하이라이트 중의 하나이다. 왜 자신이 죽어야하는지를 하나님에게 묻는 회의로부터 결국 하늘의 뜻을 수락하며 “제 뜻이 바뀌기 전에 저를 데려 가소서”라고 숙명을 받아들이는 데 이르는 예수의 내면적 움직임은, 허탈한 기타 소리와 젖은 목소리에서 시작하여 극도의 절규를 거쳐 관현악과 더불어 가다듬어지는 담담한 음색에 이르기까지, 드라마적 구조를 응축하고 있다.
내가 이 노래를 <<낯선 시간 속으로>> 4부작의 두번째 작품 <그 세월의 무덤>에 한 에피소드로 사용한 것은, 그 노래의 구조가 “무덤으로 가기 위해, 그는, 잠에서 깨어났다”로 시작하여 아버지의 무덤 옆에 이때까지의 자신을 상상으로 묻는 이 작품의 화자의 행위를 상징적으로 제시해주고 있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어쩌면 거꾸로, 이 음악에의 공감이 내 소설 주인공의 행위를 동일 구조로 제시하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70년대적 젊음의 고뇌 속에는 이 록 오페라의 구조와 내통하는 면모가 있었다. 암울한 ‘유신 시대’의 젊음은 무엇보다 억압적 사회와 그 속에서의 자아 추구로부터 발생하는 다양한 갈등을 마주할 수밖에 없었고, 그것은 한편의 혈기와 한편의 허무가 뒤섞여 빚어내는 생생한 절규로 분출되었었다. 60년대 후반에서 70년대 중반까지 그 절정을 이루는 순정한 저항 정신의 록 음악이 우리를 파고들었던 이유도 거기 있었으리라.

* 동아일보의 기획 연재물 <작품 속의 작품> 란의 청탁을 받아 쓴 글임.
(2000년 6월 28일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