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춘 신작시] 먹 |최하연|

떨기나무는 없지 싶어
참새떼가 날아갈 때
그것만큼은 지독하지 싶어
떨어져 나간 활자였다가,
떼로 내려앉을 때
어찌하여 후두두 허공일까 싶어
점과 점 사이에 발을 담그고
참새와 참새 사이에
점 하나를 긋지 싶어
나의 혀로는 발음할 수 없는,
저 언어는
꽝꽝나무에서 한꺼번에 솟아올라
시린 손 감추지 싶어
강이 녹고
새떼가 날면
저 빌딩은 소리 내며 기울지 싶어
넘어지면서
내가 디디는 이 손바닥이, 그게,
어쩌면 마지막이지 싶어
참새가 날고
눈이 오는 날은
더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