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의 칼럼] 고쳐 버리고 싶은, 고쳐지지 않는 |박민규|

그들을 고치기 위해 우리는 부단히 노력해왔다. 뾰족한 수가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분명 할 만큼은 했다, 라고 말 할 수 있을 것이다. 근대 이전에 그들을 관리하고 처리한 것은 가족과 이웃이었다. 그들은 가문의 수치이자 마을의 불명예였으므로 대개 구덩이에 묻히거나 감금되어 똥오줌을 지리다 세상을 뜨고는 했다. 인간은 왜 미치는 것인가. 미치지 않은 인간들에게 그것은 까다로운 숙제이자 커다란 명제였다.

뭘 좀 알겠다 싶을 때부터 우리는 그들을 고쳐보려 무진 애를 써보았다. 중세에는 미친놈의 머리 속엔 분명 ‘광기의 돌’이란 게 박혀있다 여겼는데(이건 또 어떤 미친놈의 생각이란 말인가) 그걸 꺼내면 낫겠지, 해골까지 파헤쳐도 돌은 보이지 않았다. 어? 없네, 치료가 된 건 아니었지만 그 방법은 많은 미친놈들을 잠잠하게는 만들어주었다. 뭘 좀 더 알겠다 싶을 때는 보다 다양한 방법이 사용되었다(아는 것이 병인가). 빙글빙글 원통 속에 집어넣고 뺑뺑이를 돌려도 보았고, 이러면 낫겠지 찬물과 더운물을 번갈아 들이부었다. 하루 종일? 아니 뭐, 고쳐질 때까지. 그러니까 즉… 죽을 때까지.

진짜 뭘 좀 알겠다 싶었을 때는 보다 진보된 ‘수술’을 실시했다. 과학의 시대였다. 드디어 인간이 하늘을 날고 정신질환은 운명이 아니라 뇌의 질병이요, 다시 말해 과학이요(침대와 같은 것이란 말이냐)! 무려 ‘생물정신의학’이란 것이 태동된 시기였다. 뇌 지도가 작성되고 또 이래저래 알 것도 같았으므로 드디어 의사들이 칼을 빼든 것이었다. 전문적인 수용시설이 설립되고 대감금이 시작되었다. 그리고 그 속에서 우리는 다시 무진 애를 써보았다. 우선 눈깔을 빼고 그 속으로 칼을 넣어 뇌엽을 절단해보았고(이 방법의 개발자에겐 노벨상이 주어졌지), 혼수상태가 될 때까지 인슐린을 넣어도 보았으며, 콧구멍 속으로 포도당을 붓거나 혹은 메트라졸을 주입하여 경련을 유도, 어떻게든 증상을 개선하려 발버둥을 쳐보았다. 그러고보니 전기가 있었다. 볼트를 올려 볼트를!

다시 한 번 찍- 하고 전기 소리가 들렸다.*
환자는 꼼짝 않고 누워 있더니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한 번 더 높은 볼트로 해보게.
이때 환자가 말했다.
보세요. 첫 번 것은 귀찮았고, 두 번째는 죽을 뻔했습니다.
수련의들은 어리둥절해서 서로를 쳐다보았다.
자, 계속하지. 내버려두고.

즉 이 난리를 아폴로가 달에 착륙할 때까지 행해왔다 말 할 수 있다. 이게 아닌가벼, 생각은 들었으나 우리는 물러서지 않았다. 신경성이라고 들어는 봤나? 이것 참 신경 쓰이면서도 신경을 건드리는 단어를 들먹거리며 우리는 신경안정제를 복용하기 시작했다. 약 먹자, 약 먹을 시간이다. 고치고 싶은… 그러나 고쳐지지 않는 이 질환을 약으로 감금하기 시작한 것이다. 감금하고, 감금하고, 또 감금하다 보면 뭐 언젠가… 끝끝내 우리는 이 문제의 질환을 보란 듯이 극복할 거라 나는 믿는다(많은 미래학자들의 의견을 토대로 한 것이니 확실하겠지). 유전자 지도며 DNA 수정이며(말이 길어지니 생략하자)… 아무튼 할 수 있지? 암, 우린 잘 해낼 수 있을 거야. 지친 새여, 이제 더는 뻐꾸기 둥지를 향해 날아가지 않아도 된다… 될 것이다. 자, 그래도 약은 먹고(그럴 시간이니까). 잼잼. 코야 코야. 오므라이스 잼잼.

그래서

그런 미래를 상상해 본다. 더는 아무도 미치지 않는 세상, 더는 누구도 미치지 않은 세상… 어떤 미친놈도 간단히 고칠 수 있는 세상… 그리하여 우리는 아무도 미치지 않았다 믿어 의심치 않는 세상… 말이다. 해서 문제는 더욱 복잡해지고 커질 것이라 나는 생각한다. 말하자면 이제 이것들을 어떡하냐 이 말이다. 멀쩡한 너를, 또 나를 어떡하냐 이 말이다. 지구에 줄곧 감금되어온, 우리가 정상이라 믿고 있는 이 70억을 어떡하냐 묻는다면 너는 어쩔래 미친놈아? 나는 모르겠다 이 미친놈아. 뭐가 문제냐구 미친놈아. 정말 미치고 환장하겠네 생각에 이르면 누워 내 손으로 이마에 전선을 꽂고 볼트를 올려 볼트를! 외치고 싶은 기분이다.

자, 계속 하자.
계속해보지… 뭐.

* 체를레티 박사가 1938년 처음 사용한 전기충격요법(ECT) 진료기록의 일부, 에드워드 쇼터著 <정신의학의 역사>에서 발췌.

[소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