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춘 신작시] 메트로놈 프로그램 |하재연|

작고 까만 사람들의 세계에서 돌아오고
맞는 첫 번째 어둠입니다
순응할 수 있는 시간이란 어떤 것입니까
빼앗긴 것들이 보석처럼 늘어 놓인 가판대 앞에서
황홀한 눈동자를 빛내며 손가락을 빨고 있는
북극의 어린 아이처럼 바닷가에서
끝없이 돌아가곤 하는 파도의 움직임을 바라보면서
울음을 터뜨릴까 말까를 망설이면서

당신의 어둠은 늘 양손을 모두 사용합니다
오른손으로 한 번
왼손으로 한 번
사랑을 표현하고 있는데
한 손에서 흘러나온 사랑이
다른 손에서 흘러나온 사랑과 한 번도
같은 부드러움을 낳는 것을 보지 못하였습니다

나의 꿈들은 날마다 튜닝을 마치고
조금씩 다른 소리를 내기 시작하였지만
간격과 간격 사이로 흘러드는
색깔 같은 것들이 있습니다
하나의 어둠보다 더 쓰고 진한 어둠
어둠의 두께로도 다 드리울 수 없는 어둠의
내부들

나의 모호함으로
당신의 손을 더럽히지 않기를
아름답고 누추한 시간의 박자가
당신과 나의 정면에서 빗나가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