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실험실의 문을 열며

문학실험실의 문을 열며

silhumsil3_s   새로운 소집단 문학운동으로 ‘문학실험실’을 결성하며 그 안내 리플렛을 위해 쓴 짤막한 글 두 개를 올린다.

■ 문학실험실의 문을 열며

   여기는 지금 한국 문화 현실의 어떤 모퉁이에 위치한 어둡고 외진 지하 공간과도 같습니다.
   이 자리는 그러나 이 땅의 문화를 황폐화하는 악성 시장논리에서 멀찌감치 해방된 문학적 자립과 자율의 공간으로 변모해나갈 것입니다.
   이 자리는 그러므로 인간 정신을 마비시키는 문화적 도식성・상투성과 치열하게 싸우는 실험적 상상력의 자유 공간으로 조성될 것입니다.
   이 자리는 그리하여 한국문학의 질적 진화와 진정한 세계화를 도모하는 언어 모험가들의 새로운 공동체 공간으로 거듭날 것입니다.
   여기는, 마침내 이 지하 실험실로부터 흘러나간 문학적 언어의 빛이 캄캄한 문화의 하늘을 조금씩이나마 밝혀나갈 수 있기를 꿈꾸는 자리입니다…

■ 문학의 이름으로

   문학실험실은 21세기 세계화 시대의 혼란한 문화 환경 속에서 한국 문학의 새로운 정체성을 모색하기 위해, 도전적이며 미래지향적인 언어 탐구의 작업들을 기획하고 실천해나갈 작은 독립 문학 공간입니다.
   범세계적 정보화 사회의 근간인 디지털 문명과 그에 편승한 악성 시장논리가 가장 저열한 형태로 결합된 오늘의 문화 체제 속에서, 이제 문학의 독자적 존재 이유는 이대로 사라질 것인가? ‘문학은 다시금 무엇일 수 있으며 새로이 무엇을 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은 지금 얼마만큼 유효한 것인가?
   문학실험실은 이러한 문제의식에 정면으로 도전합니다. 오래된, 어쩌면 낡은, 그러나 역동적으로 역사를 가로질러온 문학의 이름을 걸고, 끝내 그 이름으로 이 세계를 살아내기 위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