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맞이 신작시] 물로를 기다리며 | 신영배 |

[가을맞이 신작시] 물로를 기다리며 | 신영배 |

창문이 다가오고
물로를 기다리며
찻잔은 마른 물을 구부린다
방의 향은 고리를 틀고
물로를 기다리며
탁자의 모서리는 모서리
먼지는 먼지
신발은 붙어 있고, 뼈들은 일어나지 않고…

    

  물로 1은 갔던 집에 또 갔을지 모른다 물로 2는 모르고 집을 지나쳤을지 모른다 물로 3은 길을 돌아 나왔을지 모른다 물로 4는 집을 모른다 물로 5는 집을 묻는다 물로 6은 주저앉는다 물로 7은 기다린다 물로 8은 지나간다 물로 9는 달린다 물로 10이 달린다 물로 11도 물로 12 물로 13…

2001년, 『포에지』로 등단. 시집 『기억이동장치』, 『오후 여섯 시에 나는 가장 길어진다』, 『물속의 피아노』를 펴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