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맞이 신작시] 잿빛 | 황병승 |

[가을맞이 신작시] 잿빛 | 황병승 |

  잿빛이고
  올려다보기 좋은 하늘
  구름은 낮고 나무는 검어
  투명한 입속에서
  자갈 몇 개를 굴려보는 강물이
  구두를 적시는 오후
  시금털털한 혼자
  지나는 구름의 적막 속에서
  젖은 나무는 검고
  날아오르는 물새
  울음소리는 깊어
  몇 번이고 올려다보는
  잿빛 하늘

 

 

1970년생. 2003년, 『파라21』로 등단. 시집 『여장남자 시코쿠』, 『트랙과 들판의 별』, 『육체쇼와 전집』을 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