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적 동반자들을 초대하며– 다르게, 그러나 함께 | 이인성 |

제가 꿈꾸는 ‘문학적 동반’의 미학은 “다르게, 그러나 함께”라는 명제로 요약됩니다. 문학은 본질적으로 ‘다름’을 지향합니다. 자기만이 말할 수 있는 그 무엇인가가 없는 작품을 문학은 결코 원치 않습니다. 그래서 문학은 자기만의 깊은 곳을 자기만의 눈으로 응시하려는 외롭고 집요한 작업입니다. 그러나, 그 다르고 홀로인 다양한 문학 행위들이 메아리로 번져나가 서로서로를 타자로 비춰주는 울림의 거울이 될 때, 그 ‘다르게’는 더 낮은 곳에서 ‘함께’의 장(場)을 이룹니다. 문학은 다름으로 함께 있는, 그럼으로써 삶을 더욱 풍요롭게 하는 특별한 문화적 장치인 셈입니다.
제가 이 방에 초대하는 문학적 동반자들은, 바로 위와 같은 의미에서 저에게 ‘다름’과 ‘함께 있음’의 의미를 곱씹게 해준, 저 홀로의 글쓰기의 힘겨움 속에서도 그런 행복을 만끽하게 해준 시인·소설가·비평가들입니다. 저는 이제 이 자리가, 그 분들이 그 ‘다르게 함께 있음’의 관계망을 즐겁게 드러내 보여주는, 작지만 뜻 있는 글판으로 얽혀지기를 진심으로 기대합니다. 그리고 그러한 문학적 체험과 느낌과 사유가 문학을 사랑해 이곳까지 와주신 독자-방문객 여러분께도 나누어지기를 바랍니다. 그리하여, 독자들께서 책을 잡는 마음이 조금이나마 새로와질 수 있다면 저로서는 더할나위가 없을 것입니다.
앞으로 이 방에서는,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면, 거의 다른 지면에서 대하지 못하는 신작들이 읊어질 것입니다. 초대에 응해주고, 또 앞으로 계속 찾아주실 선후배·동료 여러분들께 미리 제 상상의 술잔을 건넵니다: “(문학을) 위하여!”
(2000.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