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벚꽂 반쯤 떨어지고 | 황인숙 |

한 소절 비가 내리고
바람 불고
벚꽃나무 심장이
구석구석 뛰고

두근거림이 흩날리는
공원 소롯길
환하게 열린 배경을
한 여인네가 틀어막고 있다
엉덩이 옆의 배낭만한
온몸을 컴컴하게 웅크리고
고단하고 옅은 잠에 들어 있다

벚꽃 반쯤 떨어지고
반쯤 나뭇가지에 멈추고

* 황인숙 시인은 <<새는 하늘을 자유롭게 풀어놓고>> <<슬픔이 나를 깨운다>> <<우리는 철새처럼 만났다>> <<나의 침울한, 소중한 이여>> 등의 시집을 펴냈다.
(2000.4.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