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숲에서 보내는 시간 | 조은 |

나무들 제 행위에 취해 있다
수없이 늘여 놓은 갈래가 황홀하게 출렁댄다
물길을 따라 잎잎이 흘러간다
아래로 아래로
험한 길을 넘어갈 땐 환호성치며

어떤 잎은 느린 물길을 따라
바위 속으로 들어가려
멈춰 있다

어떤 나무는 몸에 매단 물방울 속으로
세계의 뿌리를 옮겨가고 있다

* 조은 시인은 시집 <<사랑의 위력으로>> <<무덤을 맴도는 이유>> 등을 펴냈다.
(2000.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