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민들레 |이윤학 |

민들레꽃 진 자리
환한 행성 하나가
앉아 있는 것이 보인다.

가벼운 홀씨들이
햇빛 에너지를
충전하고 있는 것이 보인다.

정거장도
아닌 곳에
머물러 있는 행성 하나

마음의 끝에는
돌아오지 않을
행성 하나 있어

뿔뿔이 흩어질
홀씨들의
여려터진 마음이 있어

민들레는 높이
안테나를 세우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

* 이윤학 시인은 시집 <<먼지의 집>> <<붉은 열매를 가진 적이 있다>> <<나를 위해 울어주는 버드나무>> <<아픈 곳에 자꾸 손이 간다>>를 펴냈다.
(2000.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