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꽃병 속의 꽃들이 | 김연신 |

배와 등을 대고,
피할 길 없이 마주 서서,
흐린 창문 옆에 놓여,

어떤 햇빛이, 무슨 걸음으로
걸어 들어와
꽃잎의 뒷면에 숨어 있는지
서로서로 견주어 보고

바람이 꽃잎을 불어
올리면,

하늘거리며.
하늘거리지만

양말 신지 않은 발로
그 바닥을 긁어 보며
물을 더듬어 보지만.
* 김연신 시인은 시집 <<시를 쓰기 위하여>> <<시인의 바깥에서>>를 펴냈다.
(2000.6.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