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126번지 |이승원|

한낮이 때 묻어 거뭇해지면 상한 개떼들이 몰려오는 언덕
계단에 선 채 취할 때 밤은 타국어로 소년을 호명한다
노란 허벅지가 선명해지고 풀려난 유인원이 빈 병을 흔들면
간판은 짧게 주정한다 거리의 주인은 저지대를 굽어보다
강을 잠시 짝사랑한다 병든 아침이 접근하기 전에
어두운 복도로 달아나고 싶은 엽서들
미친 새벽 기차는 속도를 사랑하는 법에 대해 함구하고
나른한 푸른 빛이 배달부를 축복한다

* 이승원 시인은 <<문학과사회>> 2000년 여름호를 통해 등단하였다.
(2002.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