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봄은(2) |김승강|

들판 너머 엿장수 가위소리
들려 오네
엿장수
리어카에 엿판 싣고 오네
그 뒤로 누군가를 데리고 오네
그것이 엿장수를 따라오는 건지
엿장수가 그것을 데리고 오는 건지
알 수 없는 일이네
엿장수의 오로라
오로라의 엿장수
들판 너머 가위소리 점점
가까이 들려 오네

저 녹슨 아프간의 탱크를 리어카가
어떻게 싣고 갈까
탱크 포신 하나면 엿은 실컷 먹겠네
뱀 같이 긴 트랙은 서부영화의 서부사나이
총알집처럼 어깨에 휘둘러 멜 수 있겠네
그때는 가위소리 잦아들까
엿장수 들판 너머에서 오는데
아이들 달려나와 깔깔대며 웃으며
반기지도 않는데
이 봄은
오로라의 엿장수
엿장수의 오로라

* 김승강 시인은 2003년 <<문학.판>>을 통해 등단하였다.

(2003.3.24)